삼양식품이 ‘중국산 가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식품 제조업체 빙고원(BINGOONE)이 최근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표절한 제품을 생산·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최근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챌린지까지 등장할 만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 인기에 따라 판매량이 증가해 해외 일부 지역에서는 불닭볶음면 시리즈 품귀현상까지 발생하면서 중국산 ‘짝퉁 제품’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해외 커뮤니티에는 빙고원에서 생산한 모조품 사진을 올리며 해당 제품이 진품이 맞는지를 묻는 글이 잇따라 게시되기도 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최근 작성된 한 게시물에는 빙고원의 까르보 불닭볶음면 가품 사진과 함께 해당 제품의 진위를 묻는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작성자는 “원래 오리지널 불닭볶음면만 팔던 동네 가게에 정체불명의 제품을 발견했다”며 “아직 먹어보진 않았지만, 뭔가 수상한 제품이다”라며 게시물을 작성했다.
문제는 중국에서 제작된 불닭볶음면 시리즈 제품들이 한글로 제품명을 표기하고 삼양의 불닭 캐릭터 ‘호치’의 이미지까지 그대로 도용하고 있어 외국인들 사이에선 가품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해외에 거주하는 많은 누리꾼이 제보해 줘서 알게 됐다”며 “이미 SNS에서 짝퉁을 조심하라는 피드가 많이 올라와 있다”며 짝퉁 불닭볶음면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포장지의 캐릭터 모습 및 글씨체도 비슷하고, KOREA 마크와 할랄 마크까지 붙어있어 해외 소비자들이 진품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삼양식품 측에서도 이미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본사와 중국 현지 법인을 통해 법적 대응을 진행하는 중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 중국산 ‘짝퉁’ 제품 판매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라며 “소비자가 가품을 정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어 현재 삼양식품 본사와 중국법인에서 현지 로펌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1년에도 삼양식품을 더불어 CJ, 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등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한국식품산업협회와 함께 ‘K푸드 모조품 근절을 위한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중국 업체들을 상대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소송 결과 협의체가 1·2심 모두 승소했다.
다만, 승소 판례가 있어도 국내에서 인기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나오는 모조품을 근절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조품을 판매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배상금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이다. 김민호 기자-내외경제TV(https://www.nbn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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